지난 1월부터 개발자 지인들과 함께 있는 디스코드 서버에서 월간 회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년 가까이 월간 회고를 진행해보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4월 회고 링크를 남기면서, 반년간의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보겠습니다.
https://docs.haenu.com/retrospect/2024/04
회고는 왜 시작했나요?
가장 큰 건 '흘러가는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삶이 나아갈 방향성을 내가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직도 성공했고, 2024년 한 해가 새로 시작되는 만큼, 무언가를 돌아보며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기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인들과 함께 월간 회고를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
회고, 어떻게 진행했나요?
월간 회고 초기에는 정말 아무 형식도 없이 자유롭게 회고를 진행했습니다. 주로 지난 달에 잘한 점과 못한 점, 그리고 다음 달에는 어떻게 할지 등을 자유롭게 적어서 나눴습니다. 그러다가 하나씩 새로운 전략들을 도입해보고, 그 전략들을 개선해나가며 어느 정도 정형화된 포맷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하지만 회고에 정답은 없는 법,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적용해 개인별로 회고 스타일이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지난 3월 회고부터는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Action Item을 설정해보자'는 제약 조건을 하나 걸어봤습니다. 회고를 통해 우리는 삶에 있어 계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측정 가능한 실천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다음 달 회고 때 측정하여, 목표의 달성률을 점차 개선해나가며 실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고 모임, 느낀 점들
꾸준함에 전략 한 스푼
꾸준함을 밀고 나가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월간 회고를 주기적으로 하며 내가 내 삶을 더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 분명 목표를 이뤄내는 데 도움을 주겠죠. 그런데 여기에 전략 한 스푼이 더해지면 그 목표를 더 잘 이룰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이란 아래에서 설명할 '주기적인 목표 재방문'과 '단기/중기/장기 목표와 월간 목표의 Align', 그리고 '목표 변화에 유연성을 가져라' 가 포함됩니다. 이런 전략들을 이용해서 단순히 '지난 달에 어떻게 살았지? 그러면 이번 달에는 어떻게 하지?'에서 그치지 않고 회고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목표를 돌아보지 않으면 까먹는다
회고를 진행한 첫번째 달, 두번째 달까지는 크게 인지하지 못했는데요. 세번째 달쯤 되니까 생각보다 계획했던 목표가 잘 지켜지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 목표를 세웠는데 그게 잘 달성되어 있지 않지? 라는 의문에, '까먹어서'라는 단순한 답이 발견되었습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쏟아지는 수많은 컨텍스트를 해치우다보면 월초에 계획했던 목표들은 기억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져있게 되는거죠.
그래서 목표를 주기적으로 되돌아보며, 그 목표를 머리 속 주기억장치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10일, 20일경에 한 번쯤 목표를 다시 훑어보면서, 내가 이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까먹고 아무 것도 진행 안 한 건 아닌지 체크하다보면 목표 달성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중기/장기 목표와 월간 목표의 Align
확실히 회고는 '귀찮은 일'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해야 할 것들도 많은데 지난 달을 돌아보는게 꼭 필요하냐? 라는 우선순위의 이슈도 마주하기 쉽구요. 그래서 그런지 '회고를 위한 회고'가 되기 쉬운 것 같고, 그렇게 회고 매너리즘에 빠지다보면 단순히 회고를 작성하는 시점에서의 기분과, 그 시점에서의 관심사에 목표 설정과 내용이 치중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고를 하는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삶의 방향성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삶의 방향성은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달성해가는 방향과 같고, 그래서 월간 회고는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주기적으로 돌아보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죠.
월간 목표를 세울 때는 그래서 기존에 세워뒀던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함께 띄워두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이번 달 수행할 것들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의 방향성은 계속 변한다
그런데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면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꿈꾸는 모습, 지향하는 방향이 계속해서 변화해나갑니다. 그건 당연한 것이죠.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바뀌거나, 관심사가 바뀔 수도 있고, 이직을 하며 도메인이나 기술 스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세워뒀던 '단기/중기/장기 목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바뀌어야 할 부분이 분명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목표는 절대적이지 않고, 유연하게 언제든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바꾸는 것은 내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같아서 자기방어적 관점에서 낮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뀌어감에 있어서 목표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바뀌어가는 것이라구요.
그러면 이 변화를 어떻게 캐치하고 언제 목표를 정비하면 좋을까요? 그 최적의 시점이 바로 월간 회고입니다. 월간 회고를 하다보면 기존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다시 돌아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세 조정을 해주면 됩니다. 의식적으로 목표를 인지하고, 내가 바라는 방향과 실제 목표를 일치시켜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분명 1년 뒤, 3년 뒤, 5년 뒤에 꿈꾸던 모습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
이제 중요한 것은 매월 회고를 수행하고, 목표로 잡았던 내용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아직 저조차도 세웠던 목표를 100% 달성해본 적이 아직 없는데, 이번 달에는 꼭 100% 완료해볼 수 있도록 다시금 더 노력해보려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2024년 전반기 회고로 돌아오겠습니다 :)